자전거 도난이 흔한 문제
다른 건 다 안 건들이면서도 자전거는 그렇게나 훔쳐가는 나라다. 엄복동의 나라라는 말이 괜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벅스나 카페에서 소지품을 두고 화장실 가는 게 전혀 불안하지 않으면서도 커피 사기 위해 잠깐 자전거 세워두는 건 그렇게나 두려운 나라이다.
그 불안감 때문에 우리는 자전거 구매를 한참 망설였다. 내 물건 잃어버리고 고장나는 걸 매우 싫어하는 남편 성격 상 당연히 엄복동의 나라에서 자전거를 구매한다는 건 스트레스를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결국 자전거가 필요한 시기가 왔고, 우리는 그런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접이식 자전거를 구매했다. 대부분의 보관을 집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도난의 위험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자전거를 분실할 스트레스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우리 역시도 외부에 나갔을 때 잠깐 자전거를 세워둬야 할 상황들을 마주하게 됐다. 잠깐 화장실을 간다거나 음료를 사러 간다거나 하는 등의 때에 말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전거 자물쇠를 알아보게 됐고, 결국 우리는 알리에서 PAW 자물쇠를 구매하게 됐다.
자전거 전용 자물쇠 PAW의 장점
조금 자물쇠에 대해 알아본 사람이라면 자전거 구매할 때 그냥 주던 숫자 맞춰 푸는 자물쇠는 매우 무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연결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돼 있기 때문에 번호를 못 맞춰도 그냥 부셔서 가져가면 된다. 그래서 일단 우리는 쇠로 된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했고, 그렇다고 외부에 보관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피는 작고 거치하기 쉬운 것으로 구매하기를 원했다.
그러던 중에 알리에서 PAW 자물쇠를 발견했고 구매를 하게 됐다.
일단 사진만 보더라도 부피가 얼마나 작은지,거치했을 때 얼마나 부담이 없는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전거는 접이식 자전거인데, 자전거를 접을 때 모든 부분을 접거나 줄여야 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부착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안장도 다 내려야 하고, 핸들포스트도 다 내려야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사이에 무언가가 걸리면 다 접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부착물은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제품은 틈새에 연결을 해서 매번 챙기기 않아도 항상 부착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부피를 자랑했다. 뺄 때 안장에 걸리지도 않고, 안장을 내린다고 해서 걸리지도 않으며 주행 시 허벅지에 닿지도 않는 슬림한 제품이다. 정말이지 자전거에 이런 자물쇠가 달려 있다고 느낄 틈이 없을 정도로 작은 부피를 자랑했다. 한 번도 허벅지가 쓸리거나 불편감을 느껴서 주행을 멈춰야 할 일이 생기지 않았기에, 사이즈 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조금도 없다고 자신할 수 있겠다.
사용법도 굉장히 편리하다. 제품을 풀면 스르륵 풀리는 쇳덩이들을 볼 수 있는데 다 풀면 큰 원을 하나 만들 수 있는 사이즈가 된다. 푸는 것은 열쇠로만 풀 수 있다. 열쇠 챙기는 게 낯설기는 하지만 차라리 약한 번호식 자물쇠보다는 안심이 되고 좋다. 너무 작고 슬림해서 강도에 대해 의심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쥐어보면 꽤 든든하다. 완전한 쇳덩이어서 자르고 가져가려 해도 최소 3-5분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이다.
물론 제품 자체가 작기 때문에 엄청 넓은 영역을 묶을 수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한 번에 한 대 정도는 어떻게든 묶을 수 있지만, 두 대를 하나의 기둥에 같이 묶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바퀴와 바퀴만 묶는 것은 가능하나 도난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추천하지는 않는 방식이다. 때문에 여러 대를 한 번에 묶어야 하는 목적이라면 이 제품 구매는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전거도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밖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마저도 약한 것이지만 우리처럼 잠깐 세워두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물론 우리도 세워두고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는 용기는 내지 못하지만 말이다.
자전거도 안전한 나라가 되면 좋겠다. 최근 해외 여성들이 한국을 평가할 때 안전한 나라라고 평가한다. 밤에 걸어도 위험하지 않은 나라, 산책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니까. 그런데 왜 자전거만 이렇게 위험한지 참 이해가 안 된다. 잠깐만 세워둬도 가지고 도망가는 나라라니 말이다. 개인 물품은 개인이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의 자전거도 안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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