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바꾸면서 아이폰12로 할까 아이폰12pro로 할까 남편과 고민이 있었다.
사실 스펙만 두고 보면 아이폰12도 충분히 괜찮고 아무리 핸드폰 사용량이 많은 우리라고 할지라도 만족하면서 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굳이 아이폰12pro까지 써야 할까? 출시가가 100만 원이 넘는 걸 핸드폰으로 쓰는 게 맞나? 이런 생각들이 당연히 들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이폰12pro로 구매한 것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RAW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사진을 굉장히 자주, 많이 찍고 후보정을 통해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좋은 카메라가 있으니 카메라 들고 다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핸드폰으로 조금 더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그럼 남편 핸드폰만 RAW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도 여행을 자주 다니고 일상적인 사진은 자주 남기는 편이다.옛날 남편과 연애할 때 가족끼리 유럽여행 가면서 남편이 카메라를 빌려준 적이 있었다. 찍고 오면 보정해주겠다고 해서 실제로 담아온 사진들을 남편이 보정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폰으로 RAW사진을 담을 수 있다면 굳이 남편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더라도 RAW로 찍고 곧바로 남편에게 전송할 수 있다는 간편함이 있어서 나 역시도 12pro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이폰으로 RAW사진 찍고 보정하기(전 후 비교)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일단 아이폰으로 찍은 RAW사진 원본과 그 사진을 보정한 후에 어떻게 변했는지 간단하게 비교해보는 게 좋겠다. 일단 사진을 보고 RAW로 찍은 사진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눈으로 보는 게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색감의 문제는 남편 개인의 스타일과 취향이기 때문에 사람들마다 좋다 나쁘다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아이폰 RAW로 찍은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것임에도 보정할 수 있는 선택지와 관용도가 매우 매우 넓다는 것이다.
RAW가 뭐길래
RAW촬영이 뭐길래 이렇게 호들갑이냐 싶을 수도 있겠다. RAW라는 단어 자체는 '날것의'라는 의미를 갖는데 카메라에서 RAW촬영이란 카메라 자체적인 이미지 프로세싱을 거치지 않고 말 그대로 날것 자체를 저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아이폰 색감이 좋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핸드폰이든 카메라든 각 회사마다 색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 그래서 같은 풍경을 찍어도 아이폰과 갤럭시가 '만들어' 내는 사진이 다르고 캐논과 니콘, 소니가 담은 풍경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RAW은 그런 이미지 프로세싱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색상을 저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JPG 포멧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그래서 후보정할 때 색상을 조정하든 노출을 조정하든 일반적인 JPG 사진보다 조정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게 된다. 많이 저장해놓고, 색상 정보들을 다 저장해놓기 때문에.
그래서 같은 보정을 하더라도 RAW로 찍은 것과 JPG로 찍은 것은 결과물이 다르다고 한다.
아이폰 RAW 촬영 장단점
그럼 장단점으로 이동하자. 아이폰으로 RAW촬영을 한다는 것의 장점은 대부분 핸드폰 자체가 갖는 장점이다.
1. 쉽게 찍을 수 있다.
위 사진들은 내가 찍고 남편이 보정한 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카메라 같은 것 잘 못 다루지만 아이폰으로는 쉽게, 편하게 내 느낌대로 사진 찍을 수 있는데. 이렇게 찍은 사진을 마치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후보정하고 색감을 만들어내고 노출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2. 휴대성이 좋다.
무거운 카메라 들고다니는 것보다 핸드폰만 들고다니면 되기 때문에 휴대성이 매우 좋다.
물론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 퀄리티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일상사진을 찍는 데에는 차고 넘친다!
단점은 뭘까?
1. 용량이 매우 크다.
사진 한 장 용량이 30MB다. 있는 정보를 다 저장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이렇게 데이터가 많아야 보정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지는 것이기는 한데 남편이 쓰는 캐논 EOSR로 압축 RAW사진을 찍어도 용량이 30MB가 안되는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30mb가 넘는다.
당연히 웬만한 블로그에 곧바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부분 블로그들이 10mb가 넘는 사진들은 업로드 제한을 걸어두기 때문이다.) 게다가 핸드폰 용량도 많아야 128gb인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사진이 몇백 장이 쌓인다고 하면 금세 용량에 허덕이게 된다. 지속적인 백업은 필수적인 습관이 된다.
2. 센서 크기의 한계
아무리 RAW로 담는다 해도 휴대폰에 들어 있는 카메라 센서는 매우 작다. 사진은 센서가 클수록 무조건 이득이라 하는데 핸드폰 특성상 센서 크기를 키우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결국 7년 전 출시한 RX100m3의 사진 품질이 2021년 사용하는 아이폰12pro보다 더 좋을 때가 많다. RX100m3은 1인치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핸드폰은 핸드폰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결론
핸드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 사람, 카메라의 무게에 질려버린 사람, 사진 보정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사람, 최소 아이폰 내 기본 보정 툴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사람, 꾸준히 백업하고 사진을 관리하는 데 익숙한 사람,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금부터 좀 더 좋은 사진을 기록해서 남겨두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아이폰12pro는 정말 추천할 수 있는 핸드폰이다. 물론 카메라 성능만 좋은 것은 아니고 다른 성능들도 좋은 핸드폰이기에 카메라에 전념한다는 위험부담도 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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